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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별빛
처음으로 돌아가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한 순간 그것이 사랑임을 알아챌 것이다. 처음 내게 찾아왔고, 다시는 찾아오기 어려운 사랑임을 알고 마음을 숨기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전화하고 싶으면서도 참고, 문자 메시지를 썼다가 지우지 않았을 것이며 결혼하자는 말에 1년은 연애를 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통속적인 이야기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정해놓은 순서쯤 어기면 어떤가. 늘 나답게 살고 싶었으면서도 유독 사랑에만은 사실은 있지도 않은 '세상의 법칙'을 따르려 했다니 부끄럽다.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어릴 적부터 엄마가 뼈에 박히도록 들려줬던 '더 좋아하면 지는 것'이라든가 '여자는 끝까지 모두를 주면 안 된다'는 말 같은 것은 잊고 '우리 운명이 아니겠냐'는 그 사람의 말을 믿을 것이다. ..
순식간에 잠들었다가 기차가 멈추는 느낌에 잠이 깨니 피렌체란다. 내리기 직전 프랑스의 할머니는 아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다는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여자의 얼굴을 찍어갔다. 다정하고 깊은 포옹과 'Bon Voyage'라는 인사를 나누고는 기차가 출발할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이내 로마였다. 폴란드 할머니와 나란히 기차에서 내려 카푸치노 한잔을 함께 마셨다. 헤어지기 전 폴란드에서 태어난 파리에서 20년을 살았다는 할머니는 여자를 꼭 끌어 안고는 등을 토닥였다. Bon Voyage라며 손 흔들고 돌아서는데 슬그머니 눈이 뜨거워졌다. 그 밤을 무어라 추억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적지 않은 시간을 살아오고도 마음 여는 법을 몰라서 몇 년을 곁에 둔 사람에게도 '너는 두고두고 언제나 먼 사람'이라는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