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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믿어요

#014 커피

IZAKA 2010. 9. 26. 12:53


Photographed By IZAKA
Coffee, June 26

커피

 

군대에서 커피를 내려 먹는다(?)

며칠 전 친구가 알바하는 홈 플러스에 들러,

 이것 저것 신나게 주어 담았다. 

 

참으로 편리하고 유용한 물건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집 주변은 푸른 나무가 가득했으면 좋겠다,

아침엔 새소리가 들려오고 햇살이 잘 드는 그런 방이 있었으면!

 

아무튼, 하고 싶은 것 들 중 하나였던

(입대하면서 쭉 적은 위시리스트)

후임이나 선임에게 무엇인가를 대접하기! 를 실천하기 위해,

새로 산 작은 주전자에 물을 끓였다.

 

이곳 저곳 선임들 눈치보며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참 재미있다.

어느덧 뜨거워진 주전자를 들고

순식간에 206번호가 적힌 방안으로 튀어 들어갔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

 

머그컵에 드리퍼도 올리고 필터도 셋팅하고 커피가루를 올렸다.

 

드디어 로스팅!

 

뜨거운 물이 커피와 만나자

그윽한 향기가 방안 가득 가득

 

물의 온도니 로스팅 하는 방법 따윈 모르지만,

 

다만,

내가 하고 싶은대로,

손이 가는 대로 움직일뿐.

 

아무튼!

첫 커피를 받아낸 후 나의 눈치를 보는

불쌍한 후임들에게 커피를 건냈다.

 

한 달 전 나의 심정과 같겠지..

 

한 녀석이 커피를 맛 보더니,

나에게 말했다.

 

"제가 맛 본 커피중에 제일 맛있어요!"

"어디서 배우셨나요?"

 

'ㅋㅋㅋㅋㅋ'

 

선임에 대한 아부였겠지만

커피는 의외로 진짜 맛이 괜찮았다.

 

이정도면 잘빠진 안타!

 

그 녀석의 말을 듣고

문득 이런 말이 해주고 싶었다.

 

"정성이야, 임마"

 

삶의 간단한, 그리고 진솔한 순간이 느껴졌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그것은 바로 당신에게 달려있다는 것 을!

 

It's all up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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