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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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녀가쓰는이야기

나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1. 22. 00:16




오늘 뭔가 한참을 보고있었던 사진,.
둘이서 그리도 손꼽아 기다리던 10월말과 11월이 어느샌가 훌쩍 지나고,
이제 본격적인 겨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덕분에 행복했던 시간들을 보내고 이제는 다시 일상..
타국에서의 생활이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조금은 아이러니한 씁쓸함에
이곳으로 돌아오던 발걸음이 참으로 무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토록 지루해했던 한국에 온다는 사실이 되려 긴장되고 떨리던 그 기분, 다시 맛볼 수 있을까요?

그렇게 저렇게 2주라는 시간이
남들에게는 그저그런 보통의 나날들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아니 우리에겐 하루하루가 행복했음과 동시에 또 가슴졸이게 만들었던
그런 날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영화를 보았던 영화관에서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 사이좋게 손을 잡고 서로 어깨를 기대며 나란히 앉아있는 연인들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저 사람들은 내일 또 다른 영화가 보고싶으면 금방 또 만나 보러갈 수 있겠지 라는
그러한 생각을 하는 내가 우스우면서도 가슴이 싸~해지던 순간
시간이라는 것에 쫓겨 2주내내 바쁜 데이트를 해야 했던 우리가
조금은 안쓰러웠던 그런 순간.. ^^

남들보다 특별한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이기 때문에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더 조심해야 하고, 배려해야 하고
상황을 방패삼아 이렇게이렇게 해야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 또한 난 참 무서웠어요.
머리로는 알겠지만, 역시나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그걸 항상 느끼며 지내고 있기에
남자친구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내가 내 안에서 어떻게 소화시켜야 하는지,
이건 잘 새겨야지 혹은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지 뭐
그의 반응 하나에, 던지는 농담 아닌 농담들 하나 하나에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버둥대요.

사실 남자친구가 미안할 게 없는데도
그런 상황에서 미안하다며 따뜻한 사과를 해 올 때면
이번에도 내가 날 너무 내세웠구나, 아.. 하는 후회와 그로인해 덮쳐오는 불안감에
혼자 끙끙대기도 하고 그래요.

충분히 좋게 작용할 수 있는 지금의 우리 상황이
나로인해 상대방이 아파하고 지쳐  
버거운 일들이 되어 돌아올까봐
그걸 원치않다보니 더 민감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종종 어긋나는 상황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듯 싶어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거라는 안일한 판단이
고스란히 내게 다시 돌아오는
그런 실수를 자꾸만 반복해버리는 날
이해해달라고 이야기하고싶지는 않아요.

언제나 같은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필요한 것 같네요.
여전히 나를 돌아볼 기회가 필요하다는 거.
함께한지 1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나는 어떠한 사람일런지

방금전 전화로 이야기 했듯이 난 '요구가 없는 사람'일까,
시간이 더 지나도 요구가 없는 사람이 되고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선 당신은 내가 여전히 생각해오던 사람이라는 것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당.

좋아해요, 아직도가 아닌 여전히 :)


배고픈 자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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